여성의 사회 진출이 일상화되며, 자유연애가 점차 보편화되었고, 성문화도 90년대 이전에 비해 크게 개방되었다. 가령 80, 90년대의 경우는 여성이 “남자친구랑 섹스했어.” 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물론 80, 90년대라고 연애를 자유롭게 못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그리 흠이 되지 않는다. 성행위도 그럴진대, 연애는 더욱 자연히 이루어진다.
부모님이 정해준 상대와 결혼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연애결혼이 대세가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많은 연애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순간에도 많은 연인이 생기고 많은 연인이 헤어진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는데, 트라우마로 남을 수준의 끔찍한 일을 겪은 게 아닌 한, 과거는 흔히 미화된다는 것이다.
즉, 현재의 연인과 배우자는 과거의 연인과 항상 비교가 된다. 특히 나이가 든 후의 연애는 대개 젊을 적의 연애보다 더 에너지가 떨어지고, 알콩달콩한 맛도 없다. 단순히 섹스로만 봐도 간단한 문제인데, 20대 남자가 대개 30대, 40대 남자보다는 정력이 더 좋을 것이고, 20대 여자가 대개 30대, 40대 여자보다는 더 유연하고 피부도 고울 것이다. 경험으로 보충할 수야 있겠지만, 그 시절의 섹스는 그 때만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 시절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하다.
즉, 과거의 연인이 어지간히 못난 사람이 아니었다면, 현재의 연인과 배우자가 추억보정을 잔뜩 받은 과거의 연인을 이기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연애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현재에 만족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다소 돈이 부족할 때는 돈이 많았던 A를, 상대의 테크닉이 부족하다 싶으면 엄청 절륜했던 B를, 상대가 다소 무뚝뚝하다면 살갑게 다가왔던 C를, 상대의 말이 재미 없다면 말빨 하나는 끝내줬던 D를 생각하고, 지금 앞에 있는 연인(내지는 배우자)과 비교하게 되는게 사람 심리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1:n의 싸움이니 이길 수가 없다. ‘상간자(相姦者)가 가지는 비교우위’ 항목에서 충분히 설명했던 것처럼, 한 사람이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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