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마귀

음란마귀

기독교에서는 음욕(욕정)을 7대 죄악 중 하나로 보았는데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주위의 눈치에도 망설이지 않고 강한 성욕을 드러내면 이것을 ‘possessed by a succubus/incubus(음란마귀가 씌였다)’고 하며 이를 신의 힘을 빌려 치료하고자 했다. 기독교가 한국에 전파되면서 ‘음란마귀가 씌였다’고 번역하여 사용되었다. ‘음란귀신’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더 심해진 버전으로 “음란마(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마귀”에서 “마왕”으로 진화한 셈. 기독교 용어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기독교(개신교, 천주교 양쪽 다) 교리에 이런 용어는 없다. 특히 개신교는 천사와 악마의 종류와 등급을 나누는 전승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불교의 산신당처럼 민간풍속적 전승과 교리의 융합에 가깝다. 굳이 기독교에서 유래를 찾는다면 토빗기(개신교에서는 외경)에 등장하는 캐릭터 악마 아스모데우스라고 하겠지만 이런 이미지는 기독교 이전부터, 문화마다 다 있다. 구미호라든가. 물론 개신교에서는 ‘악마’란 말보다는 ‘마귀(魔鬼)’나 그냥 ‘귀신’을 더 많이 사용한다. 한반도에 개신교가 전래된 구한말 무렵의 언어 습관이 종교 자체의 보수적 특성 탓에 쉽게 변동되지 않고 그대로 이어진 흔적이다. 일본에서는 음마(淫魔, いんま)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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